슬의생 정주행 후기: 평범한 우리들의 특별한 하루
입김이 호호 나오는 12월의 밤입니다. 귤을 까먹으며 OTT 보관함을 뒤적이다가, 문득 지난봄 제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았던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포스터를 마주쳤어요.
기억나시나요? 벚꽃이 흩날리던 2025년 4월, 숱한 연기 끝에 우리 곁을 찾아왔던 그 작품 말이에요. 사실 방영 전까지만 해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입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데...", "의료계 분위기도 뒤숭숭한데 괜찮을까?" 하는 우려들이 가득했으니까요.
하지만 12월인 지금, 다시 꺼내 본 율제병원의 봄은 여전히 따뜻했습니다. 오늘은 2025년을 보내며, 저출산 시대에 가장 치열한 곳으로 뛰어든 '곰손'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깊게 파헤쳐 보려 합니다.
1. 줄거리: 비인기과를 택한 바보들
이 드라마의 무대는 우리에게 익숙한 최첨단 '율제 본원'이 아닙니다. 조금은 낡고 투박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종로 율제병원'이죠.
이야기는 이곳 산부인과에 갓 입성한 1년 차 전공의 5인방의 생존기입니다. "요즘 누가 산부인과를 가냐"는 시대에, 가장 기피하는 과(科)를 제 발로 찾아온 이들. 주인공 오이영(고윤정 분)은 열정은 넘치지만 손이 따라주지 않아 매일 사고를 치고, 차가운 이성파 표남경(신시아 분)은 감정을 숨기는 데 급급합니다.
드라마는 완벽한 의사들의 영웅담이 아닙니다. 초음파 기계 다루는 법도 몰라 허둥대고, 고위험 산모 앞에서 같이 울어버리는 '미완성 전공의'들이, 산모와 태아라는 두 생명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구르며 '진짜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2. 2025년 봄, 율제의 기록
| 작품명 |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
| 방영 기간 | 2025.04.12. ~ 2025.05.18. (12부작) |
| 주요 인물 | 오이영(고윤정),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등 |
| 한 줄 요약 | "교수님들의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형 미생들의 성장기" |

3. 가슴을 후벼판 매력 포인트
3.1. 완벽하지 않아서 더 아픈 '처음'
본편의 이익준, 채송화 교수님이 모든 걸 다 아는 '슈퍼히어로' 같았다면, 이번 전공의들은 '사회 초년생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아 보는 내내 마음이 아렸습니다.
특히 2화에서 오이영(고윤정)이 산모의 혈관을 찾지 못해 식은땀을 뻘뻘 흘리던 장면, 기억하시나요? 바늘을 세 번이나 찌르고 결국 환자에게 "다른 간호사 불러와!"라는 호통을 들었을 때, 그녀의 떨리는 동공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3.2. 생명이 피어나는 산부인과
제가 꼽는 최고의 명장면은 4화, '조기 박리 산모' 에피소드였습니다. 모니터의 심박수 소리가 불규칙하게 삐- 삐- 거리며 긴장감을 조여올 때, 두려움에 떠는 산모의 손을 잡고 표남경(신시아)이 건넨 한마디가 있었죠.
"어머니, 아기도 지금 뱃속에서 나가려고 엄마랑 같이 힘내고 있어요. 혼자 싸우는 거 아니에요."
의학적 지식이 아니라 '공감'으로 환자를 살리는 순간. 기계음이 멈추고 우렁찬 울음소리가 터져 나올 때 느꼈던 그 전율은, 올해 본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보다도 강렬했습니다.
4. 싸늘한 여론은 어떻게 녹았나
사실 방영 초기 여론은 '냉탕'에 가까웠습니다. "파업 시국에 판타지 의학 드라마냐"는 비판이 거셌죠. 하지만 드라마는 정면 돌파를 택했습니다. 의사들을 영웅으로 그리는 대신, 시스템의 한계와 그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고뇌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죠.

특히 과로에 지친 전공의들이 "우리가 환자를 볼 자격이 있을까"라고 자조하는 모습은, 그들도 가운을 벗으면 우리와 똑같이 흔들리는 청춘임을 보여주며 여론을 반전시켰습니다.
5. 정주행을 마친 당신에게
이런 분들, 지금 바로 재생하세요
* 사회 생활 1~3년 차: "나만 이렇게 못난 걸까" 자책하고 있는 분들 (폭풍 공감 보장합니다).
* 힐링이 필요한 분: 자극적인 마라맛 드라마에 지쳐, 슴슴하지만 깊은 '평양냉면' 같은 위로가 필요하신 분.
* 슬의생 찐팬: 99즈 교수님들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동기 케미'가 궁금하신 분.
지금 TVING이나 넷플릭스를 켜서, 2025년 봄 종로 율제병원의 문을 다시 한번 두드려보는 건 어떠세요? 따뜻한 위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잠깐! 따뜻한 위로만으로는 뭔가 아쉬우신가요?
방금 소개한 드라마가 마음을 데워주는 '온열 팩'이었다면, 이번엔 머리가 뻥 뚫리는 시원한 '탄산수' 같은 드라마를 소개합니다.
풋풋한 전공의들과는 정반대!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꺼져가는 생명을 멱살 잡고 살려내는 '괴물 의사'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8부작으로 순식간에 몰아볼 수 있는 <중증외상센터> 리뷰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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