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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엔터테인먼트

[연말 결산] 겨울에 다시 꺼내 먹는 '폭군의 셰프' 종영 리뷰

by 이슈로그 편집장 2025.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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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결산] 겨울에 다시 꺼내 먹는 '폭군의 셰프' 종영 리뷰

"찬바람이 불면, 유독 그 떡갈비 굽는 소리가 그립지 않으신가요?"

드라마가 끝난 지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하지만 제 알고리즘은 여전히 이헌(이채민 분)의 눈빛과 연지영(임윤아 분)의 요리 영상으로 가득합니다.

보통 드라마는 종영 후 한 달이면 잊히기 마련인데, <폭군의 셰프>는 오히려 날이 추워질수록 다시 찾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하죠. 아마도 이 작품이 가진 특유의 '따뜻한 온도'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2025년을 보내며, 제 마음속 '올해의 드라마'로 남은 이 작품의 여운을 곱씹어보려 합니다.

 

폭군의 셰프 드라마 포스터
폭군의 셰프 드라마 포스터 / 출처: AI 생성 이미지(원본: 네이버)

 

1. 2025년 tvN의 효자: 드라마 정보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우리의 주말 밤을 책임졌던 이 드라마. 방영 당시 시청률 17%를 돌파하며 '올해 tvN 최고의 효자'라는 타이틀을 얻었었죠.

방송사 tvN, 티빙 (TVING)
방영 기간 2025.08.23 ~ 2025.09.28 (12부작)
최고 시청률 17.1% (최종회 기준, 2025년 미니시리즈 1위)
출연진 임윤아(연지영 역), 이채민(이헌/연희군 역)
다시보기 티빙, 넷플릭스 (현재 역주행 중!)

2. 스토리 리와인드: 셰프와 폭군의 '쌍방 구원'

이야기는 프랑스 요리 대회 우승 직후 조선으로 떨어진 셰프 연지영과, 독살 위협으로 미각을 잃은 폭군 이헌의 만남에서 시작됐습니다.

다시 정주행하며 느낀 건, 이 드라마가 단순한 '요리쇼'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지영은 요리를 통해 이헌의 '혀'를 깨웠고, 이헌은 지영을 통해 자신의 '심장'을 깨웠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과정이, 두 달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참 뭉클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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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캐릭터 재조명: 임윤아와 이채민의 재발견

3.1. 연지영 (임윤아 분)

"전하, 맛없으면 그때 저를 베십시오."
다시 봐도 임윤아 배우의 딕션은 쾌감 그 자체입니다. 자칫 수동적일 수 있는 캐릭터를 주체적인 전문직 여성으로 그려낸 그녀의 연기는, 왜 임윤아가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인지 증명했습니다.

3.2. 이헌 (이채민 분)

"내 너를 만나 비로소 숨을 쉬게 되었다."
캐스팅 교체 이슈 등 우려를 딛고, 이채민 배우는 보란 듯이 2025년 최고의 라이징 스타가 되었습니다. 초반의 살기 어린 눈빛이 후반부 '멜로 눈빛'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교과서에 실려야 합니다.

4. 다시 보면 보이는 '복선'과 '디테일'

본방 사수할 때는 놓쳤던 디테일들이, 몰아보기를 하니 보이더라고요.

4.1. 1화 콩소메와 12화 비빔밥의 수미상관

1화에서 지영이 만든 '맑은 콩소메'는 불신으로 가득 찬 이헌에게 건넨 '투명한 진심'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2화, 현대에서 재회한 이헌이 지영에게 만들어준 '비빔밥'.
서로 다른 재료가 섞여 조화를 이루는 비빔밥은, 전혀 다른 시공간에 살던 두 사람이 하나가 되었음을 상징하는 완벽한 메뉴 선정이었죠.

4.2. 계절의 변화와 감정선

드라마는 늦여름의 푸릇함에서 시작해, 가을의 쓸쓸함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은 반대로 차가운 겨울에서 따뜻한 봄으로 나아갔죠. 이 계절감의 대비가 영상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1화의 차가운 콩소메와 12화의 따뜻한 비빔밥을 비교하는 분할 컷
1화의 차가운 콩소메와 12화의 따뜻한 비빔밥을 비교하는 분할 컷 / 출처: AI 생성 이미지

 

5. 결말 해석: 12월에 다시 생각해보니

종영 직후엔 "현대로 넘어온 과정이 생략되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깔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이헌이 현대 문물에 적응하느라 좌충우돌하는 코미디가 길었다면, 그 애절한 재회의 여운이 반감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다시 만났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영의 독백.
연말이라 그런지, 이 기적 같은 메시지가 더 마음에 와닿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시공간 따위가 무슨 상관일까요?

6. 이 겨울, 정주행을 추천하는 이유

혹시 아직도 이 드라마를 안 보신 분이 계신가요? 혹은 저처럼 앓이 중이신가요? 12월은 <폭군의 셰프>를 보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요리 연출: 추운 겨울밤, 화면 속 따뜻한 국물 요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 한 해를 치열하게 살아낸 우리에게,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묻는 듯한 따스한 온기를 전해줍니다.

7. 총평: 2025년을 기억하게 할 맛

훗날 2025년을 떠올리면, 저는 이 드라마의 떡갈비 굽는 소리와 두 주인공의 눈맞춤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습니다.
자극적인 마라맛 드라마 홍수 속에서, <폭군의 셰프>는 슴슴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 평양냉면, 아니 정성스레 끓인 곰탕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주말, 귤 까먹으면서 이 따뜻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정주행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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